팀이 나를 원하지 않았다...
파스칼 pascal
지난달 초 갑작스럽게 사직을 했다. 인사위에서 1분 만에 사직서가 수리되는 과정 속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당혹감과 서운함을 느끼며, 아직 스스로 정리가 되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도 다 알리지 못했다. 오랜만에 '백수'가 되어 사직 관련된 일들을 거꾸로 반추해 보는 과정 속에서 내린 결론은 결국 11년간 일했던 공동체가 '이제는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나온 삶 속에서 이번처럼 조직에게 버림받은 적도 있었고, 여러차례 조직이 붙잡았지만 단호히 뿌리치고 냉정하게 사직서를 던지고 나온 적도 있었다. 또한 깔끔하게 계약기간 종료로 조직을 떠난 경험도 해 보았으니, 약 25년의 직장생활 동안 많은 팀을 만났고 그리고 떠났다.
이렇게 새로운 만남과 헤어짐이 자연스러운 일자리 세계에서 2023년 1월 '협동조합'과 '팀'에 눈을 뜨게 되면서 단순 직장의 의미를 넘어선 'TEAM'의 의미를 본격적으로 배우는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이전부터 팀에 대한 학습과 실천은 다양한 형태로 있어왔다. 20대 청년시절 기독교 선교단체 간사를 시작하면서 '팀다이나믹스'를 통해 캠퍼스 조직을 만들었고, 30대 초반 어설프게 시작한 1인 창업을 통해 팀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으며, 첫 회사를 폐업하고 근무했던 민간비즈니스센터에서는 관찰자와 지원자로 여러 창업팀을 만나는 계기도 갖게 되었다. 30~40대, 16년간 2개의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라이프코칭'을 응용하여 학생들에게 멘토링도 해 왔으니, 나름 팀학습도 하고 팀코치로서(간사, 선생, 팀장 등으로 불리우며) 코치이를 자극하는 실천도 해 왔다고 생각한다.
2023년 HBM을 통해 협동조합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그리고 대안학교 인터뷰로 만난 J코치와의 대화 속에서 '팀코치들도 팀으로 존재한다'는 말은 팀코칭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팀코치들의 팀이라는 것은 학교에서 말하는 '교사배움공동체'와 흡사한 개념이라 생각한다.
이번 레드캡 과정의 첫 시간을 보내면서 팀에 대한 강의 내용들을 들을 때마다 아직 감정이 남아있는 이전 팀이(또는 누군가가) 떠올랐다. 우리는 서로 팀을 몰랐다. 팀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도, 무엇을 추구하고, 어떻게 팀을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업무에 파 묻힌채 우리는 서로 대화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그 팀'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달, 나는 11년간 속했던 팀의 문을 닫고 '레드캡'이라는 새로운 문을 열었다. 어찌보면 실패를 경험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더 기대가 크다. 누군가의 말처럼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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