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_도넛 경제학(케이트 레이워스) : 4장 시스템의 지혜를 배워라 (4)

파스칼 pascal
(본) [경제사상사의 복잡성 개념] 경제학이 동학적 분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깨달음은 오래전부터 분명히 존재했다. 지난 150년 동안 모든 유형의 경제학자들이 뉴턴 물리학과 절연하려 했지만, 깔끔한 방정식들을 앞세운 일반 균형 이론이 지배하는 주류경제학에 뭉개질 때가 너무나 많았다. 20세기 들어와서는 상극인 여러 경제학 학파가 경제에 내재한 역동성을 인식하려 했는데, 이들조차도 균형론적 사유를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이제 균형론적 사고방식을 밀쳐내고 대신 시스템 차원에서 사유를 시작해보자. 기존 경제학의 우상 자리를 차지하는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 그림에서 시작하자. 두 곡선이 반드시 교차한다는 경직된 신념을 버리고 두 곡선을 떼어내, 되먹임 회로 한 쌍을 만들어보라. 또 경제학자들이 사랑하는 ‘외부성’ 개념도 내다버리자. 외부성이란 어떤 것을 생산하는 바람에 그 생산 거래에 참여하지도 않은 이들이 겪는 부수적 효과를 말한다. 생태경제학자 데일리에 따르면, 이렇게 부정적인 외부성이 ‘외부적 비용으로 분류된 이유는 기존 경제학 이론이 전혀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뿐’이라고 한다. 20세기 경제학자라면 ‘외부성’으로 치부하고 넘어갔을 많은 것이 21세기 환경에서는 사회적, 생태적 위기를 낳는 결정적인 경제 효과가 되고 있다. 오늘날에는 우리 모두의 삶이 피어나는 경제 창출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결정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다. 균형론에 입각한 경제학은 사실상 시스템 분석의 한 형태임이 드러난다. 단지 극단적으로 제한된 형태일 뿐이다. 이는 원하는 결과들을 얻어내려고 시장 시스템이 움직이는 방식에 강제로 엄격하게 제약된 가정들을 집어 넣는다. 하지만 그런 가정들을 없애고 현실 세계에 풀어놓는다면 모든 족쇄가 사라지면서 난리가 날 것이다. (깨) 경제학에 관심이 없었는데,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한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대학시절 이렇게 단순한 원리를 오히려 이해하지 못했던 이유는 당시 사회경험이 없었던 대학생이 보기에도 너무나 단순하고 세상의 복잡한 변인들에 대한 고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세상의 복잡한 변인들을 주류경제학에서는 ‘외부성’이라고 부른다. 내부와 외부를 엄격하게 구분할 수는 없는데, 지극히 근대적인 사고관이다. 더구나 ‘외부성’은 외계의 영역이 아니라, 어느 정도 우리 내부의 프로세스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수요와 공급 곡선을 뒤틀어 되먹임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적) 주류경제학의 ‘외부성’과 관련된 사고는 시스템 사고에서 ‘부담 떠넘기기’ 구조이다. 피터 센게는, ‘부담 떠넘기기’를 장기적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도우즈의 말을 인용한다. “시스템이 자신의 힘을 스스로 짊어지는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우리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제들을 이제는 우리가 안고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 기업은 ESG든 CSR이든 아니면 SDGs든 어떤 형태로든 소비세계와 연결된 모든 파생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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