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에세이(펭귄, 팀프러너가 되다-개밥바)
개밥바라기
『펭귄, 팀프러너가 되다』
개밥바(이상찬)
빌바오의 레인 인터내셔널에서 팀 앙트러프러너십을 배우고 있는 제자를 찾아 무작정 스페인으로 갔었다. 그곳에서 팀코치로 일하고 있는 카이주를 만나 긴 시간 레인 인터내셔널의 학습법과 지향점 등을 묻고 이야기하였다. 이야기 중에 자주 등장하는 기관이 ‘티미 아카데미아’였다. 이곳은 핀란드에 있는 혁신대학으로 몬드라곤 경영학과는 이 기관의 교육 방식을 배워 스페인에서 적용하고 있었다. 카이주가 바로 이 티미 아카데미아에서 배우고 그곳의 철학과 교육방식을 팀코치들에게 전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때 막연하게 드는 생각이 ‘티미 아카데미아’와 관련 된 책이 있다면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내가 읽어야 할 모든 이유를 다 갖고 있었다.
펭귄, 혹한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집단,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에 가장 적절한 은유다. 유바스쿨라 경영대학의 혁신 모델로 시작한 티미 아카데미아는 펭귄과 그들의 협업 방식을 체계화한 핀란드식 학습 방식이다. 피터 생게의 ‘학습하는 조직’과 카첸바흐와 스미스가 쓴 ‘팀의 지혜’가 기본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한다.
팀
티미 아카데미아는 팀을 이뤄 기업가정신을 완성해 가는 조직이다. 이 시대의 경쟁력 있는 기업은 사상가, 아이디어 생산자, 관계 형성자, 분석적 평가자, 초고도의 현실주의자 등 다양성을 내포한 팀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전제이다. 물론 이들이 비전을 공유하고 개인적 숙련을 팀에 기여하기 위해 몰두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공동의 가치와 비전을 위해 함께 배우는 팀 러닝의 방법을 익힐 수 있어야 한다.
트레이닝 세션
TS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을 만들어 준수하도록 의무화하며 엄격한 룰이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생성된 지식은 학습 다이어리와 요약문으로 실체화 되어야 한다. 체크인으로 시작한 TS 대화는 경청하고, 타인을 존중하고, 기다리고,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 하고, 솔직해지는 것이다.
팀 계약
본격적인 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팀은 계약서를 써야한다. 팀원 모두가 서명해야 하고, 팀의 목적, 목표와 측정 지표, 권한과 자원, 팀의 스킬 목록, 팀의 보상원칙, 기타 합의 사항을 기록하고 날인한다. 실제 활동에서는 이끄는 생각으로 요약된다.
팀의 발달
팀의 전제는 ‘개인’이다. 책에 ‘순수한 상승’이라고 표현한 건 곧 무너질 막연한 기대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라 생각했다. 개인 속에 자리 잡은 ‘이기심’이 결국 스스로를 나아가 팀을 전진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어렵지만 팀 계약서를 잘 만들고 목표를 잘 잡아야 하는 거다. 그렇게 출발한 팀은 팀원들의 총합의 힘을 내는 데 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대화하고 기다리고, 설득하는 시간은 차라리 혼자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할 만큼 힘겹다. 그리고 종종걸음이지만 작은 난관을 하나 씩 돌파해낼 때, 드디어 팀웍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도전과 숙달과 판 키우기, 지속적 전진을 통해 팀은 성장한다. 팀은 작업 집단-유사 팀 – 잠재적 팀 – 진짜 팀 – 고성과 팀의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하기 까지 36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것을 읽고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팀 학습자, 팀 리더, 팀프러너
팀 펭귄의 탄생과 삶이라는 그림을 자세히 보았다. 갓 입학한 팀 펭귄은 프로젝트를 통해 모토롤라 리포트를 제출하고, 성찰을 거쳐, 활동을 통해 학습하며,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고 마침내 무언가 성취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고객 방문과 포트폴리오, 주간 스케쥴, 학습 계약서, 독서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지속된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와 리더, 팀프러너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 기업
리더와 운영 그룹이 존재하는 기업에 위계질서나 지배 집단이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그런 기업이 있기는 한 것일까? 팀프러너십을 얘기하는 자들의 상상력에 만 존재하는 개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결국 팀프러너
개인들의 목표를 조정하여 공유 비전을 찾고 TS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며 배운 것들을 팀에게 전달하여 성찰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일이 유능한 팀코치가 할 일이다. 핀란드에서 시작하여 스페인을 거쳐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팀프러너십’, 핀란드에서 척박한 자연 환경을 극복할 인적 자원만이 살아남을 길이라는 절박함에서 시작한 도전이 스페인에서는 바스크 민족의 정체성을 공교히 하고 경제 공동체일 뿐더러 교육 공동체로 나아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각한 걸 감안할 때, 과연 이 새로운 지식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궁금하다. 이 책에서는 개인의 성공이 아닌, ‘공동체 안에서의 성장’을 말한다. 팀 안에서 나를 내려놓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공동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
그 여정은 때로 어렵지만, 결국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마치 남극의 펭귄들처럼.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깨닫게 된다. 내가 원하는 삶도, 세상도, 혼자서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함께 걷는 그 길이, 생각보다 훨씬 따뜻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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