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협동조합운동을 위하여

썬(선영)
2013년 협동조합기본법을 접하면서 ‘성공하는 협동조합의 7원칙’에 대해 학습하게 되었다. 협동조합의 7원칙을 마음에 새기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1원칙 :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조합원 제도 2원칙 :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통제 3원칙 :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4원칙 : 자율과 독립 5원칙 : 교육, 훈련, 정보 제공 6원칙 : 협동조합간 협동 7원칙 :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협동조합인이라고 하고 협동조합 안에서 노동을 하면서 7원칙을 얼마만큼 되새기며 참여하고 있을까? 얼마만큼 자연스럽게 노동에, 몸에 배어있을까? 이 책 <협동조합의 돈과 민주주의>는 협동조합의 7원칙 중 2원칙인 ‘조합원의 민주적 통제’와 3원칙인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에 대한 [ICA 협동조합 원칙 안내서]의 해석을 통해 한국협동조합 기본법의 잘못된 번역을 짚고, 원칙이 의미하는 바를 되새기며 한국협동조합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협동조합은 사업체이면서 결사체이다. 이는 사업체가 먼저냐 결사체가 먼저냐가 아닌 사업체이면서 결사체로서 유기체인 협동조합을 의미한다. 민주적인 통제와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로 잘 운영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비즈니스로 실현하는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조금 정리하자면, 제2원칙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통제’는 결사체의 소유구조(owership)와 지배구조(governance)에 관한 원칙이다. 협동조합의 민주주의는 임원들의 책무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짝을 이루어야 온전한 제도가 된다. 관점 정립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첫째 모든 권력은 조합원으로부터 나온다. 둘째 정기적인 보고체계를 마련한다. 셋째 민주주의는 효율성이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돈과 시간이 드는 일이다. 이것을 비용으로만 사고하여 효율성을 따진다면 돈의 관점으로 민주주의를 보순 모순이 발생한다. 협동조합기본법에는 ‘선출직으로 활동하는 대표자들은 조합원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책무’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성을 갖고 있는 이사들의 책무와 조합원의 활동의 상호관계를 통해 협동조합의 민주적인 통제는 이루어질 것이다. 제3원칙 ‘조합언의 경제적 참여’는 조합원들이 어떻게 출자하고, 증자와 같이 자본을 조달하고, 잉여를 사용하는가와 관련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협동조합의 자본 조성과 운용에 관한 총체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2원칙인 ‘조합원의 민주적 통제’라는 큰 틀 속에서 사고해야 한다. 협동조합에서 돈과 민주주의는 함께 가는 짝이기 때문이다. 출자금이란 ‘자본에 대해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돈이 아니라 공정한 가격으로 조합원에게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투자하는 공동자본’이다. 즉, 출자금은 나만을 위한 입장료가 아니라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의 운영자본이란 뜻이다. 협동조합에서 돈은 어떤 특성을 가지는가? 이 말은 협동조합의 소유제도와 관련되어 있다. 협동조합 운동의 선구자인 영국의 소비자협동조합과 프랑스의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은 자본의 ‘공동소유(common ownership)’를 중시하였고, 그에 따라 공동으로 소유하는 자본 조성, 즉 나누어 가질 수 없는 적립금 제도를 두어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공동소유제도는 조합원이 공동으로 결정한다는 민주적인 의사결정제도와 더불어 적립금이라는 ‘공동재산(common property)’과 짝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CA 안내서에서 조합원이 기여하는 자본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가입의 조건으로 내는 출자금으로서 1구좌 또는 그 이상을 기준으로 둘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이용권 및 의결권이 부여된다. 이 금액은 공동재산으로 간주되어 환급이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가입출자금 또는 기본출자금이라고 할 수 있다. 자발적인 자본 기여로서 증자에 해당하며, 투표권이 부여되지 않고, 환급의 대상이 된다. 이를 통해 볼 때 가입의 조건으로 의무적으로 납입해야 하는 가입출자금(기본출자금)은 적립금처럼 공동소유가 되며, 이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이자 지급의 방식으로 보상할 뿐 배당을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가입 후 자발적으로 기여하는 증자는 개인 소유의 자본이며 이에 대해서는 시장의 자본 수익에 대한 배당제도를 열어두었다. 프랑스의 소비자협동조합인 ‘라루브(La Louve)’와 이탈리아의 사회적협동조합 ‘스텔라몬티스(Stella Montis)’는 재정조합원 유형을 두고 있다. ‘라루브’의 재정조합원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지만 투표권이 있고, 배당은 금지되어 있다. ‘스텔라몬티스’의 재정지원 조합원의 특징은 협동조합 활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50만 리라 이상 출자해야 하며, 출자금 반환 시 유보된 이자(최대 2%)를 지급받는다. 한국의 형식적인 후원조합원과는 달리, 실제 자본에 기여하는 재정지원을 통해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참여한다. 우리나라 협동조합 기본법에는 우선출자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는 일반협동조합에만 적용된다. 사회적협동조합은 후원조합원을 모집하여 자본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를 스텔라몬티스의 재정지원과 동일한 의미는 아닌 듯하고, 우리나라 기본법상 사회적협동조합에 재정지원제도를 둘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 듯하다. 협동조합은 무엇을 협동해야 할까? - 노동의 협동 - 자본의 협동 - 생각의 협동 협동조합의 협동에 대해 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노동, 자본, 생각 그리고 7원칙. 7원칙에 노동, 자본, 생각의 협동을 어떻게 적용해가고 있는지, 주기적인 성찰의 시간도 필요하겠다. 노동의 협동 기본관점 노동의 협동은 조합원이 주인 노릇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통제 &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를 통한 자치 노동의 협동을 통해 조합원은 서로 돌보고 결속하는 관계를 만든다. → 타인에 대한 보살핌(care for other) 조합원 노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혜택은 조합원이 누린다. → 상호적 이익(mutual benefit) 원칙 형평성 : 모든 조합원이 공평하게 참여해야 한다. 자율성 : 조합원이 원하는 형태, 일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편이성 :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익힐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정기성(안정성) : 일정한 주기로 동일한 일을 정기적으로 함으로써 숙련될 수 있어야 한다. 집합성 : 소그룹 단위(team)로 구성하여 서로 관계 맺고 협동하여 일하는 문화를 만든다. 노동의 범주 조합 사업에 필요한 지원 노동 조합원 서비스 향상 및 서로 돌봄 협동조합과의 협동을 위한 활동 지역사회를 고려하여 기여하는 활동 주의할 사항 전문성을 요하는 일은 이사회, (특별)위원회 등의 활동으로 구분한다. 사업소 지원, 직원 노동 지원 등의 업무를 할 때는 직원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 조합원이 주인이라는 갑질을 하는 경우 등 규칙을 지키지 않을 때를 대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 사전 변경 요청, 의무를 하지 않았을 때 대체할 방식, 빈번한 의무 빌이행의 경우 제재 등 이행을 위한 준비 조합원 제도 활용 : 정조합원, 준조합원, 예비조합원 등으로 구분 노동배당, 노동구좌 등을 통한 인센티브 제공 레츠, 타임뱅크, 보완통화 등 활용 : 조합원 서로 돌봄 노동, 협동조합 간의 협동 및 지역사회 기여 노동 등 조직 재구조화 조합원 제도의 변경 직원의 임금노동과 조합원의 자원노동의 구분 자본과 노동의 호환체계 구축 연 단위 시행 후 수정/변경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주인이다. 그렇다면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해야 주인일 텐데, 주인 노릇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조합원들은 협동조합의 기본 운영 원리를 알아야 한다. 그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하는 것을 스스로 참여하여 내용과 방식을 수립하는 과정이다. 첫번째와 두 번째 단계를 거치며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 여기에 노동, 자본, 생각의 협동이 있다. 우리는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점점 세대 갈등과 이념 갈등은 심화되고, 부익부빈익빈, 돈이 지배하고, 민주주의는 점점 후퇴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노동, 자본, 생각의 협동을 실현함으로써 민주적인 결사체를 통해 함께 가는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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