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논문2] 팀코칭 관점에서 본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 형성 과정에 대한 성찰 – 팀 프로젝트 경험을 중심으로 –
성연 박
팀코칭 관점에서 본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 형성 과정에 대한 성찰
– 팀 프로젝트 경험을 중심으로 –
1. 서론: 수업에서 배운 개념을 현장에서 다시 바라보다
팀코칭 과정에서 자주 들은 ‘learning by doing’ ‘경험’ ‘팀’ ‘같이’등의 말들이었다. 이 말들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할 때에는 ‘그냥 일단 해봐라’ ‘해보면서 만들어가면된다’ ‘해보다 아니면 다시하면 된다’ ‘해보면 경험은 남는다’ 등의 표현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 특히 지역에서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은 ‘내가 하고싶어서’ ‘나의 욕구를 기반으로’ ‘누군가가 필요로할 것 같은’ 것들을 주제로 대부분 느슨하게 시작된다. 팀 코칭에서 제안한 팀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그동안 내가 해왔던 방식으로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다. 과제를 핑계로 쉬운 선택을 하거나, 하고싶지 않은 주제를 선택하면 금방 후회하거나 흥미를 잃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팀을 중심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명확히 하고 구성원들을 모았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과연 ‘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집단이 형성될 수 있는지, 또 그 과정에서 팀코칭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아 있었다.
이 소논문은 팀코칭 과정 수업을 들으며 실제로 수행한 팀 프로젝트인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40+프로젝트)’의 형성 과정을 돌아보고, 그 경험을 팀코칭 관점에서 성찰한 기록이다. 이 글은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를 성공 사례로 정리하거나, 팀코칭 이론을 현장에 적용한 결과를 정리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오히려 팀코칭을 배우는 학습자의 위치에서, 한 지역 프로젝트를 다시 바라보며 무엇이 보였고 무엇이 여전히 어려웠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본론
2.1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의 시작: 팀이 아닌 상태에서의 출발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는 처음부터 ‘팀 프로젝트’로 명명된 활동은 아니었다. 지역 공간을 중심으로 친구, 친구의 친구, 활동가, 협력자들을 느슨하게 연결시켜 시작된 프로젝트였고, 목표 또한 분명하게 합의된 상태는 아니었다. 누군가는 공간 운영에 관심이 있었고, 누군가는 지역 문화 활동의 가능성을 이야기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그저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 누군가는 생계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하는 목적 등으로 자리에 함께했다.
이 시점에서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는 팀이라기보다, ‘함께 있어 본 사람들의 모임’에 가까웠다. 역할도 정해지지 않았고, 책임의 경계도 모호했다. 이러한 상태는 종종 불안함과 조급함을 동반했다.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지역 프로젝트에서 흔히 마주하는 상황이지만, 동시에 팀코칭 관점에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팀은 항상 명확한 목표와 구조 속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모호함 속에서 형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모호함을 앉고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가 ‘팀처럼 느껴졌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순간들은 대체로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이끌어서 만들어졌다기보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던 장면들이었다. 예를 들어 공간의 활용 방향을 논의하던 자리에서, 누군가 자신의 경험을 조심스럽게 꺼냈고, 그 이야기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과 생각을 덧붙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의견이 빠르게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때 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사람들이 하나의 팀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팀코칭 수업에서 배운 개념 중 하나는 팀 학습이 ‘결론을 내는 것’보다 ‘대화의 질’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에서 팀처럼 느껴졌던 순간들은 대부분 이러한 대화가 가능했던 순간들이었다.
2.2. 멈춰버린 순간들: 팀이 되지 못했던 장면들, 나의 개입
반대로, 프로젝트 과정에서 대화가 멈추거나, 결정이 지연되며 구성원들이 답답해 하는 순간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일정이나 예산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가 등장할 때, 참여자들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생기곤 했다. 누군가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누군가는 그 결정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이러한 순간들은 팀코칭 수업을 듣기 전에는 단순히 ‘비효율’이나 ‘정리되지 않음’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수업을 들으며 다시 돌아보니, 이 장면들은 팀이 아직 심리적으로 충분히 안전하지 않았던 순간들로 해석할 수 있었다. 말해도 괜찮을지,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오지는 않을지에 대한 불안이 대화를 멈추게 했던 것이다.
프로젝트 전반에서 나는 종종 ‘개입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대화가 길어지거나 결론이 나지 않을 때, 경험상 이렇게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실제로 몇몇 순간에는 내가 정리를 하거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팀원이자 팀코치 같은 역할로 서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의 개입과 정리였다. 이러한 개입은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팀코칭 관점에서 돌아보면 항상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수업을 들으며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이 개입은 팀을 돕기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나와 구성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을까?’
이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나의 개입이 언제나 팀의 학습을 위한 것은 아니었음을 인정한다. 흥미롭게도, 개입하지 않으려 애썼던 순간들은 오히려 더 큰 긴장을 동반했다. 침묵이 길어질 때, 누군가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을 때,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불안이 커졌다. 그러나 팀코칭 수업에서 배운 ‘기다림’의 의미를 떠올리며, 나는 의도적으로 한 발 물러서 보려 했다.
그 결과, 예상과 달리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 말은 완벽하지 않았고, 정리되지도 않았지만, 그 사람이 스스로 꺼낸 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팀코칭에서 말하는 ‘비개입’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팀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는 행위라는 점을 체감하게 되었다.
2.3. 지역 커뮤니티 팀의 특수성, 팀코칭 수업을 통해 새롭게 보이게 된 것들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는 전형적인 조직 팀과는 분명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삶을 이미 가지고 있었고, 프로젝트는 그 삶의 일부로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목표는 상황에 따라 변화했고, 관계는 프로젝트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이러한 특성은 팀코칭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동시에, 그 필요성을 더 분명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결과보다 관계의 지속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팀코칭은 단기 성과를 위한 도구라기보다,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배우는 방식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팀코칭 수업을 듣기 전에도 나는 팀과 함께 일해왔다. 그러나 수업 이후, 같은 장면들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답답함으로만 느껴졌던 침묵이 ‘과정’으로 보였고, 비효율처럼 느껴졌던 대화가 ‘학습의 조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팀코칭 이론을 완벽히 이해했기 때문이라기보다, 나 자신의 태도가 조금 관망하는 여유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팀을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 질문하게 된다.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는 과연 팀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나는 ‘완전한 팀은 아니었지만, 팀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었다’고 답하고 싶다.
팀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머무르며, 말하고, 망설이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만들어진다.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는 그 과정의 한가운데에 있었고, 나는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3. 결론: 팀코칭은 결과가 아니라 태도의 변화였다.
이 소논문은 팀코칭 과정 수업과 나무 아뜰리에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연결해 돌아본 성찰의 기록이다.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배움은 팀코칭이 어떤 기법이나 방법론이라기보다, 팀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라는 점이었다.
앞으로 지역에서 또 다른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더라도, 나는 이전보다 덜 서두르고, 덜 개입하며, 더 많이 듣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것이 팀코칭 수업을 통해 내가 얻게 된 가장 실제적인 변화이기 때문이다.
댓글 0
로그인하면 댓글을 남길 수 있어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