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세이 사이먼 시넥 '나는 이 일을 왜 하는가?'

주승훈
사이먼 시넥 『나는 이 일을 왜 하는가?』를 읽고 – 나의 WHY를 찾아가는 여정 사이먼 시넥의 『나는 이 일을 왜 하는가?』를 읽으면서, 나는 책 속 내용이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기보다 오히려 내가 걸어온 길을 더 선명하게 설명해 주는 ‘해설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WHY로 시작하라”라고 말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이미 여러 순간에서 ‘이 일을 왜 하는가’를 묻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사막에서, 순례길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조금씩 내 안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만들어 왔다. 1. WHY는 머리가 아니라 “삶”이 만든다 책을 읽고 든 첫 번째 생각은 이것이다. WHY는 책상 위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왜 계속 도전하는지, 왜 교육이라는 길을 선택했는지— 그 모든 이유는 결국 내가 통과한 경험 속에서 생겼다. 사이먼 시넥이 말한다. "WHY는 당신의 가장 깊고 오래된 경험에서 탄생한다." 나에게 그 경험은 사막의 열기, 순례길의 고독, 사업 사기로 무너졌던 밤, 아이들의 눈물,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 품게 된 장기적인 비전이었다. 2. 사막에서 처음 만난 WHY: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나미브 사막 250km 도전은 내 인생에 가장 정직한 질문을 던진 순간이었다. 발바닥이 벗겨지고, 54°C의 열기가 머리를 흔들던 그 시간에 나는 외면하고 싶었던 질문과 마주했다. “나는 왜 이 고통을 선택했을까?” “나는 왜 끝까지 가려고 하는가?” 그때 느꼈던 감정은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깨달아버린 무력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그 이유가 뭘까? 나는 사막에서 처음으로 WHY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를 경험했다. “나는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싶어서 이 일을 한다.” “나는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내가 깨어나는 경험을 원한다.” 사이먼 시넥이 말한 WHY의 출발점 나의 본능과 감정, 상처, 희망 그 모든 것이 사막에서 내 안을 흔들었다. 3.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난 WHY: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된다” 사업 사기로 무너지고, 아무 계산 없이 떠났던 산티아고. 그 길은 WHY에 대해 두 번째 답을 주었다.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것. 도와주는 사람, 말을 건네는 사람, 빵을 나눠주는 사람, 아무 조건 없는 친절을 베푸는 사람… 그 길에서 나는 깨달았다. “나는 결국 사람을 통해 살아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4. 교실에서 다시 발견한 WHY: “아이 한 명의 눈물을 지키고 싶다” 교사가 된 뒤 가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왜 아이들과 걷고, 뛰고, 기획하고, 아이들과 부딪히는가?” 그 답은 어느 날 급식실에서 찾아왔다. 학생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던 “선생님 존경합니다. 쌤 같은 어른 처음 봤어요.” 그 한 문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순간 나는 내 WHY를 다시 정리했다. 내가 일을 하는 목적은 말보다 삶으로 가르치고 싶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뜨거워서 책임감 꿈과 연결되어 있기에 사이먼 시넥은 “HOW와 WHAT은 바뀔 수 있지만 WHY는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이든, 도보든, 기후 프로젝트든, 내가 무엇을 하든 결국 그 중심에는 ‘성장하는 사람’, ‘살아나는 사람’,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일이 있다 5. 지금의 WHY: “나는 공동체가 다시 살아나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 지금 나는 기후정의 해파랑길 도볼여정, 아특금 프로젝트 아이들과 함께 살아 있는 경험을 만든다. 이 모든 활동에는 하나의 공통 WHY가 있다. “혼자 살아남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배운 연대, 순례길에서 받은 친절, 아이들과 걷는 여정에서 발견한 ‘함께의 힘’… 그 모든 경험이 한 곳으로 모여 지금의 WHY를 만들었다. 6. 더 먼 WHY: “나는 캄보디아에 학교를 세우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정리된 내 WHY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나는 하나님 안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캄보디아 선교학교를 만들기 위해 이 일을 한다.” 이 WHY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사막의 외로움, 산티아고의 위로, 간디학교 공동체에서 느낀 희망, 그리고 지금 함께하는 18기 아이들의 성장에서 조금씩 축적되고 형태를 갖춘 WHY다. SIDEC의 말처럼 WHY는 ‘과거의 가장 강렬한 경험들’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경험은 지금의 나를 이 길로 이끌었다. 7. 결론: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지금 내가 정리한 WHY는 이렇다. “나는 사람을 살리고,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이 일을 한다.” 사막에서 시작된 WHY는 순례길에서 깊어졌고, 교실에서 구체화되고 있고, 캄보디아라는 비전에서 완성되고 있다. 사이먼 시넥이 말한 것처럼 WHY는 방향이고, 나침반이며, 삶의 에너지다. 그리고 나는 이제 확신한다. 내가 걷는 이 길은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한 길이 아니라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답하는 길이다. 그리고 그 WHY는 앞으로도 나와 함께 자라고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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