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hip Team Coaching』을 읽고 – 함께 이끄는 시대를 위한 개인적인 생각

박준용
Peter Hawkins의 『Leadership Team Coaching: Developing Collective Transformational Leadership』을 처음 읽은 것은 미국 대학원에서의 수업 시간이었다. 교재 중 하나로 지정되었지만, 그때는 온전히 이 책의 무게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낯선 용어, 낯선 문장 구조, 그리고 너무나도 체계적인 개념들이 부담스럽게 다가왔고, 그저 ‘읽어야 할 텍스트’ 중 하나로 여겼던 것이 솔직한 기억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조직에서 팀을 이끌고 협업의 역동을 경험하며 다시 이 책을 펼쳤을 때, 그때와는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예전 노트를 다시 들춰보며 읽은 이 책은, 단지 리더십 기술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조직이 요구하는 리더십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며 마주한 문장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The heroic leadership figure has increasingly become a relic." - “더 이상 위대한 개인이 조직을 이끄는 시대는 아니다.” 단순하지만 뼈아픈 통찰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탁월한 한 사람의 리더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고, 또 실망하고, 그 책임을 전가하며 리더십을 개인의 능력으로 축소하는 데 익숙해 있다. 하지만 호킨스는 리더십의 중심을 ‘개인’에서 ‘팀’으로, 더 나아가 ‘시스템’으로 옮긴다. 그는 팀이야말로 오늘날의 복잡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단위라고 말한다. 그의 주장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팀이 어떻게 공동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commissioning), 역할을 분명히 하며(clarifying), 심리적 안전 속에서 공동 창조하고(co-creating), 외부 이해관계자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connecting),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진화(core learning)할 수 있는지를 다섯 가지 핵심 훈련으로 제시한다. 이 다섯 가지는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실제 팀을 구성하고 움직이는 살아있는 구조였다. 나 또한 이 프레임을 스스로 이끄는 팀의 활동에 대입해보며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와 닿았던 부분은 팀 코치의 역할에 대한 재정의였다. 코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팀이 스스로 문제를 직면하고, 질문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내가 팀 내에서 했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내가 먼저 답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방식이 때로는 팀의 사고를 제한하고, 구성원들의 책임감을 분산시키고 있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진정한 리더십은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질문을 던지고, 팀이 성장할 수 있는 틀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깊은 울림이 있었다. 이 책은 후반부로 갈수록 팀 코칭의 시야를 조직 내부를 넘어서 사회적, 생태적 책임으로 확장시킨다. 팀이 단지 성과를 내는 실무 집단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윤리적 주체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나에게 팀이라는 단위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특히 ‘team of teams’ 개념과, 서로 다른 조직 간의 연결까지 코칭의 영역으로 포함시키는 그의 시도는 매우 인상 깊었다. 이제 리더십은 조직의 수익성과 성과뿐 아니라, 더 넓은 생태계와의 관계 속에서 평가되어야 할 것이라는 당연하지만 놓치기 쉬운 진실을 다시금 새기게 되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나는 이번 티밍 과정속에 있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나는 지금 어떤 리더인가? 나는 팀의 가능성을 믿고 있는가? 나는 구성원들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역동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나는 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있는가? 결국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리더십을 다시 배우게 했고, 코칭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관계, 학습, 책임, 성찰의 무게를 다시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한 가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리더십은 이제 혼자의 몫이 아니다. 함께 이끌고, 함께 배우며, 함께 책임지는 이들이 새로운 리더십의 이름이다. 『Leadership Team Coaching』은 그 여정의 출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어떤 틀을 설계해야 하는지 차분하고도 깊이 있게 안내해준다. 이제 나는 팀 앞에 서기보다는, 팀과 나란히 걷고 싶다. 그리고 때로는 한 걸음 뒤에서 팀이 스스로 리더십을 만들어가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은 그런 길을 함께 고민하는 동료였다. 그리고 나는 그 여정을 시작한 한 사람으로서, 아직도 묻고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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