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_도넛 경제학(케이트 레이워스) : 4장 시스템의 지혜를 배워라 (2)

파스칼 pascal
(본) [물려 받은 것들을 극복하자] 우리 두뇌는 단기적인 시간 지평을 전제로 그저 가까운 거리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들만 주로 다루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또 변화에 대해서도 점진적이고 선형적으로 예측하는 성향을 띠게 되었다. 여기에 지난 150년간의 경제학 이론까지 뒤집어쓰면서 기계적 모델과 메타포 편향은 더욱 강해졌다. 뉴턴이 원자 한 개 규모에서 출발해 행성 운동까지 설명해내는 운동 법칙을 발견한 것처럼, 이들은 개인소비자에서 시작해 이를 국민 총생산 규모로까지 키워가면서 시장을 설명하는 경제 운동 법칙을 발견하고자 한 것이다. 이 새로운 이론에 뉴턴의 법칙에서 이어받은 미분학의 엄밀함을 녹여내기 위해 경제학의 개척자들은 시장과 인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지독하게 단순화된 가정들을 취해야만 했다. 그중에서도 막 생겨나는 경제학 이론의 성격을 결정적으로 규정한 핵심 가정이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수요와 공급 다이어그램이다. 이 가정의 근본적인 결함은 한 경제 안에서 시장들은 상호 의존관계이기 때문에 단순히 개개인의 수요 곡선을 모두 더해 전체 경제의 신빙성 있는 결과를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반증은 경제학 교과서와 강의실에서는 은폐, 묵살되어 경제학을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이것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방치되었다. 로버트 솔로는 이 이론을 공공연히 비판했는데, 그는 이 이론이 대중들에게 뭔가 ‘과학’같은 느낌을 줄 만큼(딱 그만큼) 기술적이며, 1970년대의 전반적인 정치적 우경화와 아주 잘 들어맞았다고 주장한다. 위런 위버는 자신의 논문 [과학과 복잡성]에서 이런 논점을 가장 강력하게 제시했다. 위버는 생물학, 생태학,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영역에서 인류가 부닥친 도전 대부분이 조직된 복잡성 질문임을 인식했다. 갈수록 더 많은 경제학자가 여러 시스템으로 이뤄진 복잡계의 관점으로 사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복잡계 경제학, 네트워크 이론, 진화경제학이 경제학 연구에서 가장 역동적인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깨) 주류 경제학들이 이렇게 단순한 사고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자유시장경제에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수요와 공급의 개념을 단순화 시켰을 것이다. 그래야 대중이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게 되고 그것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주류 학문들에 대해 반기를 든 소수의 지식인들에 의해 경제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이치들이 ‘복잡성’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러한 복잡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접근들을 열어놓는 것이 더 민주주의와 가까운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이것을 단순화시켜 통제했던 것은 기저에 존재하는 권력구조 때문일 것이다. 데이비드 봄이 우려했던 과학이 종교가 되었다는 내용이 이 책에서도 보인다. 또한 피터 센게가 ‘맥주게임’을 소개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적) 처음 수업을 통해 수요와 공급 곡선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잘 이해가 안되는 점들이 있었는데, 계속해서 반대되는 상황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직도 대학에서 진리처럼 가르쳐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단순하고 고정적인 원리(누군가는 진리라고 믿는 것들)들을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는 현재의 세상에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특히 요즘 청년세대들은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 이 시대는 변동적(Volatility)이고, 불확실(Uncertainty)하며, 복잡(Complexity)하고, 모호(Ambiguity)한 시대이다. 학교에서도 VUCA 시대에 맞는 미래교육 교육과정과 교육컨텐츠가 필요하다. 다음주에 만날 경제학을 전공한 세무사 친구와 할 이야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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