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세이] 마을만들기의 환상_ 지역재생은 왜 이렇게까지 실패하는가

성연 박
금산군에는 마을만들기 지원센터가 있다. 최근 이름을 바꾸어 공동체활성화지원센터가 되었는데, 어찌되었든 농림부 사업을 중심으로 내려오는 농촌개발사업을 담당하고 마을과 행정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중간지원조직이다. 그러나 7~8월 쯤 부터 시작된 행정과 센터의 갈등이 불거졌고, 작게는 센터장과 팀장 간의 힘겨루기 처럼 보이던 싸움이 결과적으로는 센터장을 밀어내고(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직원들은 대거 퇴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학교일을 줄이면서 마을 교육과 농촌개발사업에 좀더 가까워진 나는 센터장과 발맞추어 마을 자원 발굴 워크숍, 과제발굴워크숍 등을 진행하는 퍼실로서 역할하였고, 마을 사업을 시작하려는 6개의 마을과 관계 맺기 시작했다. 하지만 센터장의 교체와 실질적인 지원조직의 역할 부재로 금산에서 내 역할을 찾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고, 다시 말하면 공동체 활성화지원 센터는 그 동안의 네트워크를 단절시킨 상태가 되었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마을만들기의 환상이라는 책을 들췄다.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예산군 휴먼케어 사업이나, 결성면기초생활거점 조성사업 등의 농촌개발사업에서 총괄 연구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크고, 금산군의 농촌개발사업 진행에 대한 불만 등을 가지고 읽었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지역 재생은 마을만들기 사업과 성공사례들을 벤치마킹하는(재생산)하는 것이라 생각해왔지만 모두가 생각하는 것과 실제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마을만들기 사업의 성공 기준이 인구 증가나 마을의 경제적 자립, 외지인의 유입 등으로 판단하는 것도 무리지만, 인구를 늘리는 것은 제로섬 경쟁이기 때문에 진정한 지역 재생과는 매우 거리가 있다. 지역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외부 자원(사람, 예산 등)이 아니라 지역 구성원과 관계자들이 가진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지역 주민이 또는 내부인이 주체가 되어 책임있는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갈 때 가능하다. 또 외부 컨설턴트나 전문가를 과도하게 활용하는 접근도 비판의 대상이된다. 또 공공과 민간, 행정간의 역할분담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으면 피상적인 사업으로 전락하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정과 민간은 속도가 다르고, 행정의 언어와 민간의 언어도 다르다. 이에 12가지 핵심 대안을 제안하고 있는데, 사고의 토대를 재건하는 것, 내부 인재 발굴과 육성,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 설계, 책임있는 협력 체계 구축, 조직 역량강화, 장기적 성과 축적 전략(단발성 이벤트 말고), 성별관점의 의사결정 변화(다양한 역할자의 참여를 높이는 전략), 외지인 의존 탈피, 비교 연구의 재고(성공사례를 비판적으로 분석, 지역 맞춤형 전략을 세우기), 사람 중심의 인사 전략(일할 사람, 권한을 가질 사람을 신중하게 설계), 위기 대응 역량 강화(지역 공동체의 회복력을 키울 것), 자기 주체성 회복(스스로 전략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함)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며, 앞서 정리한 지역의 발명과도 같은 맥락의 지적이다. 로컬크리에이터의 활동이 다양해지고 그에 대한 지원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팀 코칭 과정도 금산의 로컬크리에이터가 되기로 하고 작은 프로젝트를 실현했다. 40+는 실제로 추부면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주민공모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에 실제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외부전문가(컨설턴트, 용역사)는 예산을 어떻게 투명하게 써야 하는지에만 관심이 있지, 우리의 활동의 의미와 금산 지역에서의 영향력, 지속가능성 등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외부 자원에 의존하지 말라는 이 책에 경고 처럼, 우리는 우리만의 의미를 만들어가고, 우리의 의미를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신하고자 한다. 다양한 주민 주체가 존재하고 우리의 활동으로 작지만 행복한 우리 동네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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